지식노마드의 라이브러리

오늘은 제가 관심있는 식품산업에서 '커피류'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했던 자료를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커피류’의 경우 ‘다류’에 속해 있는 식품군이었으나 2008년부터 ‘커피류’군으로 분리되었습니다. 이는 커피류 시장이 그만큼 성장함으로써 독립적인 산업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별히 ‘커피류’ 중에서도 조제커피의 비약적인 증가가 있었으므로 커피 시장의 변동과 그러한 변동의 요인을 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커피 분류

 

식품공전에 따르면 ‘커피류’는 크게 4개 품목(볶은커피, 인스턴트커피,조제커피, 액상커피)으로 분류할 수 있다. 볶은 커피는 순수하게 커피콩만을 볶은 것으로 흔히 말하는 원두 커피라고 볼 수 있다.인스턴트 커피는 볶은커피의 수용성 추출액을 건조한 것으로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인스턴트 커피에는 다른 식품 첨가물이함유되지 않은 것이다. 조제커피는 볶은커피나 인스턴트 커피에 다른 식품 첨가물이 혼합된 것을 말한다. 조제커피의 대표적으로 커피믹스를 예로 들 수 있다. 액상커피는 볶은커피의 추출액 또는 농축액이나 인스턴트 커피를 물에 용해한 것 또는 당류, 유성분, 크림 등을 혼합한 것을 말한다. 액상커피의 대표적 예로는 캔커피와 같은 것이 있다. 

 

2. ‘커피 생산량 변화

 

[그림1] 은 1999년도부터 2011년까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커피 산업의 생산량을 조사한 데이터를 정리한 표입니다. 이에 따르면 커피 산업은 지난 10년간 생산량이 3배 가량 증가할 만큼 크게 성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999년도부터 2004년도 까지는 액상커피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다음으로는 조제커피, 인스턴트커피, 볶은커피 순서였습니다. 1999년도 액상커피는 커피류 산업에서 66%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액상커피 분야는 2006년까지 생산량 변화가 크지 않았으나 2006년도부터는 생산량이 점점 증가하기 시작하여 2011년도에는 99년도와 비교했을 때 생산량이 약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조제커피 분야는 2000년도부터 꾸준히 성장하기 시작하여 2005년도부터는 인스턴스커피 분야와 조제커피 분야가 비슷한 정도를 점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림 2]는 가장 최근 조사자료인 2011년도 커피류 품목별 생산량을 기준으로 하여 각 품목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을 정리한 것인데요. 조제커피가 48%, 액상커피가 46%를 차지하여 커피산업의 94%를 이루고 있습니다.

 

볶은커피 분야는 ‘커피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1999년도에 생산량이 4,244톤에서 2011년도에는 10,811톤으로 점차 성장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인스턴트커피 분야는 1999년도와 2011년도 생산량이 각각 21,333톤과 25,898톤으로 크게 변화가 없었습다. 대신 인스턴트커피는 2011년도 수출량이 전년대비 75.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체 식품산업 수출액 상위 10위권에 처음으로 진입했습다. (식품산업 분석 보고서, 2012)

 

 

 

3. 국내 커피시장 트렌드 변화

 

국내에 커피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것은 6.25 이후 미군이 주둔하면서부터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 말까지는 국내에서 커피가 생산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1967년 동서식품에서 처음으로 인스턴트 커피믹스 개발에 성공하였고, 커피믹스 시장은 1990년대 말부터 새롭게 급성장하기 시작하였다(그림1). 이는 IMF시기의 여파로 기업들이 인적 구조조정을 실시하여 직원들 스스로가 커피를 타먹는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저렴하고 사용이 간편한 커피믹스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동서식품 40년사). 현재 커피믹스에 해당하는 조제커피는 전체 커피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빠르고 간편한 것을 원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를 또한 보여주는 분야는 액상커피 분야입니다. 액상커피는 캔커피와 같은 ‘RTD(Ready-To-Drink) 커피’를 생각하면 됩니다. 편의점과 마트 등에서 쉽고 저렴하게 구입하여 마실 수 있는 커피입니다. 이러한 RTD커피(액상커피)는 조제커피와 마찬가지로 2011년도 커피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그림2),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분야입니다. 최근 스타벅스나 카페베네와 같은 대형 커피 전문점 브랜드에서도 RTD커피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차별화된 상품을 출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림 3]은 RTD 커피 시장의 기업별 매출 추이를 나타냅니다. RTD 커피 시장 매출은 2006년도부터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에 있는데, 이는 [그림 1]에서 액상커피 생산량이 2006년도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것과 일치합니다. 이 중 2010년도 기준으로 하였을 때, 롯데칠성이 다른 기업들에 비해 2배 이상의 월등히 높은 매출을 나타내고 있고,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스타벅스, 동서는 비슷한 정도의 매출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형 커피 전문점 브랜드인 스타벅스가뒤늦게 RTD 커피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짧은기간 내에 크게 성장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림 3]을 보면 2006년도에는 매출이 약 68억원으로, 이미 RTD 커피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다른 기업들에 비해 상당히 낮은 매출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2007년도에 약 31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다른 기업들에 비해 비약적인 매출 성장을 보였으며, 2010년까지 꾸준히 높은 매출을 보이고 있습니다. 스타벅스가 RTD 커피 시장에 진입한지 1년여 만에 높은 성장을 이룬 것은 스타벅스가 커피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가 매우 높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RTD 커피는 저렴하고 간편하게 커피를 즐기고자 하는 상품인데도 다른 상품들보다 가격이 더 비싼 스타벅스의RTD커피가 큰 매출 상승을 보여준 것은 커피 소비 문화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현재 커피시장은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커피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커피식품에 고급화 바람이 불고 있습니.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2012년도 10대 상품’에 고급형 인스턴트 커피를 선정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분석한 바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인스턴트 커피의 편의성을 원하지만 커피 전문점의 고급커피가 선사하는 품질과 여유도 양보할 수 없는 소비자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서민수, 2012). 

 

이러한 커피 소비 문화의 변화에 따라 커피 제조업체들이 기존의 커피들을 고급화한 신제품들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커피 원두를 분말형으로 만들어 뜨거운 물만 부으면 커피 전문점의 원두커피와 같은 커피를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또한 커피믹스의 프림을유기농 우유로 대체하여 고급화하거나 세계 유명 커피산지의 고품격 원두를 원료로 하는 상품임을 내세워 고급 커피 이미지를 강조하기도합니다.

 

마찬가지로 RTD 커피시장도 고급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예를 들어 RTD 커피 시장의 매출 1위를 달리는 롯데칠성의 경우 기존의 인기 상품인 ‘레쓰비’가 있음에도 ‘칸타타’라는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여 전략상품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칸타타’는 고급 원두를 사용한 프리미엄 커피라고 광고하고 있는데, 광고 카피를 살펴보면 ‘바흐가 전하는 부드러운 클래식의 선율’이라는 문구를 주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현재 커피 업계는 커피를 마시는 것을 고급스럽게 즐길 수 있는 휴식과 여유로 연결짓고 있다. 이는 커피가 기호식품에서 벗어나 일상에서 즐기는 자연스러운 휴식 또는 기분전환으로 인식되며 대중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서민수,2012).

 

최근에는 합리적 가격에 자신만을 위한 전문점 수준의 커피를 맛보고 싶다는 욕구가 확산되면서 홈카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네슬레, 일리 등 해외업체뿐만 아니라 커피믹스에 주력하던 동서식품도 캡슐커피 시장 진출을 선언하였다(김근영, 2011). 캡슐커피는 3세대 커피로써 현재 우리나라에는 성장기 초입에 있으나, 유럽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박경하 외, 2012). 캡슐커피는 커피 전문점에서 사용하는 에스프레소머신에 비해 복잡한 공정 단계없이 바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수 있어서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또한 가정의 소득수준이 점차 증가하면서 가정에서도 고급 커피를 즐기려는 추세이므로 캡슐커피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짐으로 보입니다(박경하, 2012). 

 

이처럼 커피 소비문화가 점차 성숙해짐에 따라 원료의 품질이나 차별화된 제조 방식 등에 대해 소비자의 요구 수준은 한층 높아질 전망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기존 상품 대비 고품질, 저비용의 장점을 부각하는 상품들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서민수, 2012). 

 

4. 결론

‘커피류’ 시장은 2000년도부터 꾸준히 성장해 왔습니다. 특히 조제커피 시장의 성장이 눈에 띄며, 2006년도부터 액상커피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커피 산업이 커짐에 따라 대형 커피 전문점 브랜드들이 조제커피나 액상커피 상품을 개발하여 출시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의 경우는 다른 식품 기업들에 비해 뒤늦게 액상커피 시장에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커피 산업에서 높은 위치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커피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해보면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커피믹스와 같은 저렴하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커피를 중심으로 커피 소비가 이루어 졌습니다. 그러나 소득수준이 상승함에 따라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커피 전문점을 중심으로 하는 커피 소비 문화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커피를 단순히 기호 식품으로 생각하는 것에서 넘어서서 휴식과 기분전환으로 인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커피의 소비패턴은 고급화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커피믹스와 커피 음료 시장도 기존의 커피 제품들의 원료를 고급화하거나 다양화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커피 전문점 보다는 저렴하면서 맛과 향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음을 소비자들에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참고 문헌

 

  • 식품의약품안전처, 생산량기준 국민 다소비 식품순위, (1999~2009).

  • 한국식품과학회, 「식품과학기술대사전」, 광일출판사(2008)

  • 식품의약품안전처, 2010년도 식품 및 식품첨가물 생산실적통계집,(2010).

  • 식품의약품안전처, 2011년도 식품 및 식품첨가물 생산실적통계집,(2011).

  •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12년 식품산업분석보고서, (2012), p. 56.

  •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공전해설서 –식품별 기준 및 규격, (2012), pp.120~123. 

  • 서민수, “2012년 10대 히트상품”, 삼성경제연구소, (2012), p. 19.

  • 김근영, “커피 한 잔에 담긴 사회 경제상”, 『SERI 경영 노트』 제 113호, (2011), p. 11.

  • 박경하·이지수·방한나,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커피소비유형에 관한 연구-커피애호가들의 커피소비유형을 중심으로”, 『한국디자인포럼』 Vol.34, (2012), p. 375

공유하기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naver band